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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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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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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나라

이다빈





49살의 에스민 그린이라는 여성은 24시간 동안 병원응급실에서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가 오전 5시 32분경 의자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약 한 시간 후 병원 스태프 중 한 명이 그녀를 발견했으나, 그녀는 이미 죽은 상태였다.
그녀가 의료보험이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똑같은 일이 그녀에게 일어났을까? 이 비극은 제3세계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이 일은 미국에서 일어났으며, 의료보험이 없는 수많은 미국인에게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에스민처럼 이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표준 이하의 의료 혜택을 받고 있으며 천문학적인 빚을 지고 있다. 이는 직간접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더 이상 소수의 불운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이것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모든 미국 국민들의 문제이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미국이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를 채택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정부 인구 조사에 따르면 4천7백만 미국인들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저소득층이다. 저소득층 노동 인구 다섯 명 중 두 명 (41%)은 작년 몇 달 동안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으며, 반 이상의 사람들은 지난 수년간 보험에 들어 있지 않았다. 수많은 저소득층 가정들이 오랫동안 불공평한 처우를 받아오고 필요한 의료 보호를 받거나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오다 결국 빚을 지게 된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즈> 2007년 8월 22일자의 신문기사 “아동 보험 책임자들이 생각 없이 행동하고 있다”에 따르면, 케시 오 홀은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그 중 아무도 보험에 들어 있지 않다고 했다. 아이들은 건강 진단이나 예방 접종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아이들이 보험에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녀는 항상 아이들을 응급실로 데려갔다. 심지어 그녀의 아이들이 천식 발작이나 계속되는 발진을 보일 때도 그녀는 대기실에 앉아 하염없이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의학 연구소와 도시 연구소는 25살부터 64살까지의 대략 2만2천 명의 성인들이 매년 의료보험이 없어서 죽는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사람들은 병원에 가서 간단한 검사를 받기 위해서도 엄청난 돈을 내야 한다. 이 문제는 빚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빚을 갚기 위해 미국인들은 그들이 저축해 놓았던 돈을 쓰게 되며, 이로 인해 기본적인 필수품인 집, 가스, 난방은 물론, 심지어는 식료품까지도 구입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사람들은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를 받아들이는 것은 세금을 올리게 되어 국민들에게 더 큰 재정적인 부담을 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보험금을 감당할 수 없는 빈곤한 사람들을 위한 해결책은 마련되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 정부 인구 조사를 인용하여 미국인의 보험 미가입률은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보험에 들지 않은 사람들의 수를 살펴보면, 1987년 이래 3천1백만 명에서 4천5백7십만 명으로 늘어났다.
보험 가입률은 인종에 따라 다르다. 백인계 어린이의 7.3%에 비해 미국 거주 히스패닉계 어린이는 20%, 흑인 어린이의 12%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뉴욕 타임즈>에 보도된 바로는 흑인과 히스패닉들은 사회 최악의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그들이 술과 담배 광고의 주요대상이며, 이는 알코올 중독과 암의 위험을 더욱 높인다. 또한, 미국에 사는 흑인들의 평균 기대 수명은 2년 연속 떨어진 반면에 백인들의 평균 기대 수명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사실상 의료보험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은 정작 보험을 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을 동등하게 대우하기 위해서 우리는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를 도입해야 하는데, 이는 한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정부가 실행하는 의료보험을 자동적으로 갖는다는 의미이다.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예산 부족 문제로 의료보장 개혁이 난제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몇 십 년 전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미국 정부의 과다한 국방비 지출을 비판한 것과 꼭 마찬가지로, 일각에서는 전쟁에 지출해 온 돈을 의료보험이 없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구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만약 미국 정부가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를 받아들이게 된다면 개인 보험에 많은 돈을 쓰던 사람들이 그만큼의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의료보험에 돈을 쓰지 않는 것은 경제를 일으키는 발판이 될 것이다.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가 이익보다 지출이 크다는 것은 사실이나, 정부는 이 제도가 예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 제도가 국민들에게 미칠 긍정적 효과를 따져 보아야 한다.
2008년 9월, 월 스트리트는 금융 위기를 겪었으며 미국 정부는 여러 개의 은행을 구조 조정해야 했다. 그 결과, 수천 명의 사람들이 그들의 직장과 의료보험을 잃었다. 아내와 암에 걸린 아이가 있는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아빠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월 스트리트의 욕심으로 인해,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직장을 잃었다. 이제 그의 아이에게는 엑스레이 촬영, 검사나 화학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보험이 없다. 아이의 가족이 화학치료 등의 비용을 대지 못해 결국 아이는 죽게 될지 모른다.
불행히도 이런 불상사는 대공황 기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눈감고 넘어가기에는 그 수가 너무나 많다. 기초 의료 보장이 없는 국가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할 수는 있을지라도 결코 가장 건강한 국가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