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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 : 로미오와 줄리엣, 운명인가 실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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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2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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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 : 로미오와 줄리엣, 운명인가 실수인가?

이현지





문학에 나타난 최고의 연인은 누구일까? 많은 이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꼽을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의 이름이나 서로의 가문이 대대로 원수 사이였다는 사실을 알기도 전,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사람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살았더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라며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정말 로미오와 줄리엣이 살았더라면 행복했을까? 정말 첫인상은 중요한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첫인상을 믿어도 되는 걸까?
첫인상이라는 것은 사람들을 처음 만났을 때에 머릿속에 그려지는 대강의 이미지이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보게 되면, 그의 뇌는 3초 이내에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판단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첫인상은 잘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첫인상은 단편적인 것이지만 생각보다 영향력이 크다. 인터뷰와 오디션의 결과는 지원자들의 첫인상에 크게 좌우된다. 지원자들은 합격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될 수 있는 대로 단정하게 입고, 말하고, 걸으라고까지 조언 받는다. 요즘에는 이러한 일들을 가르치는 정식 학원들까지 생겨났다.
많은 사람들은 옷의 색깔에서 목소리 톤에 이르기까지 가장 세세한 부분까지 주의한다. 정장과 자신감 있는 목소리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믿을 만하고 부지런하다는 인상을 준다. 반면에 단정치 못한 차림에 과도한 화장은 부주의하고 책임감이 없다는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판단을 믿고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받은 그 인상에 따라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려 든다. 하지만 이 첫인상이라는 것이 과연 좋은 인간관계 기술이나 훌륭한 인간관계에 기여하는 것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한 번에 다른 사람들을 파악할 수는 없다. 사람들끼리 서로서로 이해하고 잘 알기 위해서는, 시간을 함께 보내고 여러 가지 일들을 겪어 봐야 한다.
첫인상이라는 것은 아무리 흥미롭게 들릴지라도 여러 가지 허점을 가지고 있다. 첫인상은 만들어질 수도, 잘못 이해될 수도, 그리고 바뀔 수도 있다.  사실 첫인상만으로는 어떤 사람 자체를 자세히 알 수가 없다.
첫인상은 만들어질 수 있다.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 때도 웃을 수 있다. 그들은 격식 있게 차려입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마치 세상에서 가장 단정하고 근면한 체할 수 있다. 사람의 성격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만큼, 이렇게 꾸며진 면들이 사람들에게 거짓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표지로 판단하지 마라’는 속담이 있다. 책 한 권조차도 바로 결말을 알아낼 수 없는데 어떻게 사람들의 속을 바로 읽을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의 첫인상처럼 평생을 사랑하며 살았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단정할 수는 없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살았었다면 그들은 절망적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공통점이 별로 없다는 것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가족들이 그들의 사랑에 찬성하거나 축복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살았더라면 무슨 일이 생겼을까? 과연 그들의 아름다운 첫인상이 비참한 현실을 가려줄 수 있었을까? 아마 셰익스피어는 그들의 이별을 미리 알고 그 시일을 앞당겼으리라.